베르톨루치 감독의 영화세계

1960년대부터 모더니즘, 맑시즘 그리고 정신분석의 영향을 받으며 지적인 영화작업을 끊임없이 해온 거장이다. 20대 초반에 이미 완숙한 영화 형식의 수작을 찍으며, 일약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. 1964년 [혁명전야], 1970년 [순응자] [거미의 계략] 등 젊은 날의 정치적 실천과 고민 그리고 맑시즘과 정신분석학의 세례를 빼어나게 표현하여 유럽 예술영화의 새 기수로 찬사를 받았다. 기본적으로 뛰어난 영상언어의 소유자이며, 테크니션이다. 1972년 [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]는 거친 성적 표현과 정치적 제스처를 결합하여 외설시비와 함께 커다란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문제작. 이때를 고비로 그는 1975년 [1900년] 등에서 좌파적 시각의 몰락을 예견하며 서서히 변신을 시도한다. 즉 동양 문화 쪽으로 관심이 이전된 징후들은 1987년 [마지막 황제], 1990년 [마지막 사랑], 1994년 [리틀 부다] 등의 오리엔탈리즘 3부작으로 표현되었지만, 동양에 대한 지나친 환상과 편견의 소산이라는 평을 받았다. 물론 [마지막 황제]의 스펙타클한 인생유전 같은 경우는 아카데미 작품상 등 9개 부문을 휩쓰는 등 흥행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. 비평적 실패를 딛고 다시 이탈리아와 유럽으로 돌아와서 찍은 1996년 [스틸링 뷰티]는 아름다운 풍경 속에 정치적 관심을 잘 드러낸 수작이었다.

또한, 1998년에 나온 [하나의 선택]은 여전히 당당한 현역임을 과시하는 작품이다. 부조화의 강렬한 이미지와 뛰어난 테크닉을 지닌 모더니즘 영화의 거장으로 출발하여 아직도 보헤미안처럼 방황하는 감독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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